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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 ‘일어서는 사람’

by green

기억으로부터 소환하는 체화된 감정의 진폭과 타자의 인간 실존 흑갈색, 청회색의 어두운 배경, 혹은 하얀 벽, 그 단순한 구조와 단순한 색을 배경을 삼고 등장하는 그 의 인물은 단숨에 그 모든 것들을 잡아먹는다. 어두운 톤의 배경과 거친 붓질에 휘감긴 인물들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구체적 형상과 묘사를 잃고 떠도는 그, 그녀, 그들, 그녀들은 작가 박종호가 과거의 기 억 속에서 소환하는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이거나 자신의 주변을 여전히 떠돌고 있는 타자의 모습이다.

결코 ‘미워할 수 없는/사랑할 수 없는’ 누군가이거나, 너무 ‘아름다운/처참한’ 무엇들처럼, 작가의 양가 적 타자(들)은 ‘슬래시, 혹은 사선(/)’을 두고 한 자리에 유령처럼 모인다. 그는 ‘슬픔/기쁨, 적대/화해’와 같은 대립항뿐만 아니라 ‘결박/평온, 억압/위로, 공포/침잠’과 같은 양가적 감정들을 사선의 공간에 넣어 미끄러뜨린다.

‘앵무새를 어깨에 올려놓은 눈이 퀭한 사람, 불꽃놀이를 관람하는 한 가족, 누구로부터 위로를 받는 아이, 무엇으로부터 경악하는 빨간 손의 남자’ 등 기억 속 특정 사건을 둘러싼 체화된 감정의 진폭이 사선 속에서 끝없이 추락하며 서로를 넘나든다. ‘특정한 사건’을 둘러싸고 생성되는 타자들의 잡다한 감정과 생각들을 한꺼번에 읽게 만드는 그것들은, 작가의 말대로 현실계에 대한 염세적 관점이기보다 ‘존재에 대 한 사랑’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대상들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그가 언급하는 “부정적인 것(긍정하기 싫음)과 절대적인 것(거부할 수 없음)”으로 받아들인 현실의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다. 아니 추하거나 비루하다. 타자의 몸이 기억하는 아픔을 되새김질 하듯 끄집어내어 곱씹고, 그러한 현실에서의 자신의 경험 속에 오늘의 우리를 초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 개입했던 아이러니 혹은 역설의 감정, 그것의 진폭을 온 몸으로 받아들인 작가는 어둠 속에 서 오늘도 빛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어둠으로부터 몸이 기억하는 감정들을 찾아 치유하고, 밝은 곳에 다 시 서게 될 ‘인간적인 너무 인간적인’ 작가 스스로를, 그리고 자신 옆에 있었던 누군가를 못내 다시 보고 싶기 때문이다.

김성호 (미술평론가)

 

  • 전시기간: 2018.06.01-06.15
  • 전시장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로 503 한성빌딩 204, 갤러리세인
  • 문        의: 02-3474-7290
  • 홈페이지: http://www.galleryse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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